오버 더 호라이즌(이영도 판타지 단편집)

한국 장르 소설의 대중화에 효시가 된 이영도 선생의 첫번째이자 두번째 단편집.

출판사인 황금가지의 농간인지 작가의 의도인지는 몰라도 2001년에 '이영도 판타지 단편집'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것에 단편 2개만 교체해서 새로 내놓은 고약한 녀석이다. 근데 내용이 재밌어서 용서가 된다. (문제는 삭제된 2개의 단편을 보기 위해서는 구판을 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망할 녀석들.)

요놈은 총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지는데 기실 2개의 단편에 각 단편당 3개의 사건으로 구성된다. 완전한 새로운 내용인 한적한 시골마을의 보안관과 그의 조수이야기가 하나고, 나머지 하나는 '드래곤 라자', '퓨처 워커'의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두 마법사와 공주의 이야기다. 세세한 내용은 책을 보면 알터이니 넘어가고, 전체적인 분위기만 살짝 살펴보자.

첫 단편이 쓰여진 시기가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올라선(?) '드래곤 라자'가 쓰여진 직후인 지라, 요즘의 이영도 선생의 글에서 보이는 지독하게 복잡한 말장난 식 묘사나 대화는 덜하다. 이러한 묘사는 천천히 읽는 독자에게는 즐거운 언어유희와 상상력을 부여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혼동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이영도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는 모든 단편에 드러나 있다. 다행스럽게도 몇년에 걸쳐서 드문드문 쓰여진 단편들임에도 이러한 일관성 덕택에 읽는 사람이 날짜를 유의해서 보지 않으면 그런 간격을 느끼기 힘들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후속작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나 매력적인 인물들을 잔뜩 만들어 놓고 고작 단편 3개로 끝내시는건 팬의 입장으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하다 못해 차기 장편작이라도 나오는 것도 아니고... 요즈음 이영도 선생께서는 SF 단편집에만 몰두하고 계신듯 하니 그런 기대도 못하겠다. 쳇.

ps. 요즘에는 페이퍼 백 버전만 판매하는 모양이다. 첫 판본은 하드커버였는데 제본상의 문제인지 내 뽑기 운이 나뻤는지 책 내부의 본드칠이 뜯어져서 책이 갈라졌다. 이걸 어떻게 손질해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겠으니 원.
by profIcarus | 2008/04/11 01:10 | 書 : Book | 덧글(4)
밤(夜) - The night

오늘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고개를 한껏 젖혀 밤하늘을 바라보며 걷는다.

질식해버린 군청색만이 가득한 하늘.

어둠을 품으려 하지만 땅의 어지러운 빛과 죽은 공기가 쫓아내 지금 이 시간에 그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밤은 의미없는 색이 되었다.

오늘 밤은 고운 달도 허무에 질려 숨은 밤, 왜 나는 허무에 맞닥뜨릴 것을 알면서 그 이를 거듭 바라보는가.

덧없는 탄식에 떠오르는 것은 어린 시절의 꿈결같던 청명한 은하수 뿐.

by profIcarus | 2008/04/05 16:59 | 思 : Thinks
지정문답[장학금]
 인터넷 자원의 낭비가 될까 우려하여 바톤 넘기기식 문답은 잘 안씁니다. 하다못해 문답의 내용이 특이하거나 질문이 제 주장을 잘 반영할 만한 것이면 쓰는 재미라도 있지만 아니면 써봐야 읽는 이의 눈만 괴롭힐 뿐이고…. 그래도 받은 거니.

■ 최근 생각하는『장학금』
없으면 내 직업란이 바뀌게 되는 것.

■『장학금』에 감동
받을 때마다. 한 학기 더 공부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 직감적『장학금』
돈놀이를 좋아하는 학교가 유일하게 자신들은 공적인 기관이라 우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근거.

■ 좋아하는『장학금』
이후의 조건이 붙지 않는 것들.
'받고 우리 회사 와서 몇년간 머슴처럼 일해야 함'
'받고 연이자 몇 %로 되갚아야 함'
이딴 것 말이다.

■ 세계에『장학금』가 없었다면
당장 난 학교에서 쫓겨날 거고 나와 같은 처지의 무직인 가난뱅이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겠지.
운이 좋으면 과도한 노동을 통해 초라한 것을 입에 넣어 똥으로 변화 시키면서 살테고 운 나쁜 사람은 그 마저도 못하겠지.
그리고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검은 옷 입은 친구들이 돈을 빌려줄거고 그 덕에 일부 사람은 해체되서 살아생전 못 만져본 돈으로 환전될 테고.
근데 누가 신경쓰겠어?
어짜피 교육에 드는 돈은 계속 증가할거고 우리 주머니에 든 돈은 더욱 없어질 테니 먹고 살 수만 있으면 감지덕지 하는 처지가 되어야지.

■ 바톤을 받는 5명 절대로 5명! (지정과 함께)

이인제 국회의원에게 '신념도 줏대도 없이 이득에 따라 옮겨다니는 철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에게 '한 자리 해줘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있는 사람을 쫓아내기 위한 효과적인 협박'
박근혜 국회의원에게 '자랑스런 아버지가 권력을 이용해 재산을 뺏아서 만든 정수장학회'
송도균 전 SBS 사장에게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효과적인 애널서킹'
지저스 크라이스트님께 '지하철에서 믿으라고 소리치는 광신자를 효과적으로 쫓는 방법'
by profIcarus | 2008/03/21 14:30 | 思 : Thinks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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